성공회 람베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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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 주교들?

July 17th, 2008 · No Comments · 동정, 블로깅

주교님들이 늘 근엄하게 기도만 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거인 주교님들도 꽤 있다.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던가? 영국의 블로거 주교 가운데 한 분인 앨런 주교. 이 분의 주도 하에 블로깅 주교 워크숍이 있었다. 10여 명의 주교와 커뮤니케이션 스탭이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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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주교들 모임 (자주색 목걸리 = 주교, 붉은 색 = 스탭) ACNS/Gunn

나도 블로거랍시고 참여해 본 터인데, 이 분들 정말 열혈 블로거들이시다. 한참된 고수부터, 이제 막 시작한 분들까지 다양했는데, 실은 더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일정 상 참여하지 못한 분도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교구의 마크 앤드러스 주교 역시 열혈 블로거이나, 워크숍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만나서 왜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워크숍에 갔었단다.

하여튼, 처음에는 블로깅 윤리에 대한 이야기가 좀 오갔다. 윤리라고 까진 뭐한데, 어쨌든 람베스 회의의 민감한 사안들, 특히 대외비로 진행 중인 내용에 대해서 어느 선에서 자신의 의견을 블로그에서 밝힐지 말지 하는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부분은 대외비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하루 일정 등에 대한 넓은 이야기와 생각들만을 나누도록 하는게 좋다는데 이의가 없는 듯 했다.

블로깅이 왜 필요한가? 단순히 말해서 커뮤니케이션 - 의사 소통과 대화를 위한 것이다. 주교들의 업무가 더 많아지면서 실제로 행정적인 일 말고는 교회 사목이나, 주교 자신의 생각들, 상념들, 성찰들을 실제로 편하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애석한 일이다. 그런 시점에서 블로깅은 어쩌면 주교들에게도 축복이다. 문제는 블로그와 전혀 친하지 않은, “낡은 세대” 주교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로깅을 통해서, 특별히 주고받는 코멘트와 대화를 통해서 얼마나 심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담들이 있었다. 대체로 교인들이 좋아들 한단다. 물론 지역에 따라 처지가 다른 점이 있다. 어떤 교구는 인터넷과 담 쌓고 사는 이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교구는 나이를 불문하고 인터넷에 중독되어 사는 동네도 있단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교회가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주교나 성직자들이 세상과 교회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는지를 나누는 것은 교회에 무관심한 이들이나 다니지 않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정보와 대화의 여지를 주는 것이다. 처지를 비관하는 일이 핑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오간다.

미국 애리조나 교구의 커크 스미스 주교 - 이 양반은 LA 한인 타운에 있는 성 제임스 교회의 관할 사제로 오래도록 일하면서 다인종 사목을 여러모로 응원했던 분이다 - 는 교구 내에서 성직자 대상 블로깅 교육을 했던 일을 소개한다. 대부분이 그냥 넘기기도 했지만, 몇몇은 나름대로 용기를 내어 블로깅을 시작했다. 물리학자 출신은 어떤 신부는 종교와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블로깅을 했는데 순식간에 수천명에 달하는 독자가 생겨서 활기차게 대화한다고 한다. 스미스 주교는 무엇보다도 주교들이나 성직자들이 젊은 세대이 사용하는 매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탄식한다. 그들과 대화하려면 그들의 매체를 우선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터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참에 마음에 켕기는게 있다. 내 블로그는 너무 어렵다. 너무 심각해서 재미라고는 찾기 힘들다. 내용도 문제이고, 이를 풀어나가는 재주도 문제인데, 블로깅이랍시고는 참 소통이 어려운 동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또다른 열혈 블로거인 스코틀랜드의 데이빗 주교는 앨런 주교에게 ‘도대체 블로깅에 얼마나 시간을 쓰길래 그리 많은 양을 거의 매일 쓸 수 있느냐’고 의아해 하며 묻는다. 앨런 주교는 “아침에 딱 20분!”이라고 잘라 말한다. 더 쓰면 일에 지장을 주니 그 시간을 정해서 쓰고 만다는 것이다. 그가 올리는 글들을 보면 믿을 수가 없지만, 주교님의 말씀이신데…

블로거 주교들은 다시들 모이자고 약속한다. 그리고는 이 참에 람베스 회의에 참석한 주교들의 공동 블로그를 하나 열자고 제안하고는 곧장 만들 태세이다. 다음에 다시 한번 워크숍을 하면서 만나잔다. (아래 사진은 모임 시작에 찍어서 나중에 온 여러 주교들이 빠져 있다.)

한편 미국 성공회의 블로그 가운데 하나인 Episcopal Café블로거 주교들의 명단과 블로그를 정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교님들은 뭐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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