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람베스 통신

News & Musings from the Lambeth Conferenc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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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에 대한 언론 보도, 바른가?

August 5th, 2008 · 9 Comments · 동정

정리해서 올리지 못하는 글들 가운데는 성공회, 그리고 람베스 회의에 대한 언론 보도의 내용과 태도에 대한 글들도 더러 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올리는게 마땅하나, 지금 처지가 그걸 허락하지 않으니 급한 마음에 드는 짧은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신문 보도를 보면서 괜히 놀라고 속상해 할 우리 신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이번 람베스 회의에 대한 언론의 취재는 극히 제한되었다. 교회 언론이든 일반 언론 매체든, 예배는 물론, 성서연구, 인다바 그룹, 그리고 공청회나 전체 모임에 전혀 참석할 수 없었다. 이 모임에서는 사진 촬영도 우리 커뮤니케이션 팀만 할 수 있었다. 다만 주교들이 개인적으로 회의장 밖에서 인터뷰하거나, 스스로 블로깅하는 것으로 그 소식이 전해졌다. 람베스 회의 진행팀은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을 제재하지는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대처하기를 여러 차례 당부했다.

언론은 대체로 “화끈한” 소식을 “만드려고” 한다. 그래서 사실을 전하되, 그 논조에서 과장되고 선정적이도록 조정한다. 그러니 언론들이 인터뷰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따로 있고, 이를 알고 언론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최소한 내가 직접 보고 느끼는 처지에서 보면, 이른바 “보수파”라 불리는 이들이나 주교들이 이런 언론들과 끊이없이 “플레이”를 하셨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 아침 신문들은 그 내용을 더욱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언론의 또다른 문제점은 사실 확인도 없이, 다른 매체의 기사를 “잘못” 베끼고 전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표제어들이 인터넷 검색에서 바로 눈에 띈다. “교황청, 분열위기 ‘성공회 구하기’”, “성공회 ‘식민지의 반란’— 영국교회 양분 가능성 제기” 등이다. 이런 것들이 포털에서 그대로 전재되고 블로그들에 “퍼 날라진다.” 그런데 실제로 그 내용을 읽어보면 제대로 취재 혹은 문의라도 해서 나온게 없는게 분명해 보인다. 누구에게라도 물어라도 보면서 해야 할 한텐데도 그런 책임감도 보이질 없다. 한심한 것은 우리 교회 게시판들에서도 이렇게 아무렇게나 쓰여진 글들을 퍼다 담은게 보인다는 것이다.

전체의 실상을 담기에 이런 “선정성”의 그릇은 너무 작다. 물론 이런 선정성을 이용하는 주교들과 그런 축들의 흐름들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이들은 회의 기간 내내 외부 언론들과 인터뷰하고, 다른 이들이 고사하는 인터뷰에 얼른 차고 들어가 ‘내가 하마’가 나섰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들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당부하거니와, 이런 언론 보도들을 새겨 듣지 마시라. 허튼 보도들인데다, 이들에게는 교회에 대한 애정이 없다. 게다가 우리 성공회에 대한 배려과 깊이를 바랄 일은 언감생심이다. 놀라지 마시라. 세계 성공회는 위기는 그런 보도의 내용이 아니요, 식민지 반란 운운할 일도 벌어지고 있지 않다.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최소한 람베스 회의를 통해서 옆에서 보고, 만나서 듣고, 함께 기도하고 성서를 읽고 공부하고, 먹고, 걷고 이야기를 나눈 처지에서 보면, 세계 성공회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사귐(communion)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으며, 하느님의 선교라는 공동의 책임을 가지고 함께 걸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 책임과 행동이 분열을 넘어서는 길이요, 그렇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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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responses so far ↓

  • 1 임종호 // Aug 5, 2008 at 3:10 pm

    애쓰셨습니다, 신부님!

    몇번 통화를 시도했는데 시간을 못 맞추었는가 보네요.

    저도 그동안 이런저런 언론보도에 크게 의지했었는데…
    주의해야 하겠군요.^^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견을 가지면 주위 소리에 흔들리지 않겠지요.
    귀막고 제 목소리만 높이는 것 말구요,
    제 생각없이 남 생각만 따라 다니는 것도 말구요,
    깊은 마음은 깊은 마음을 부르고 만나게 되었있는 법이지요.

    모든 위기는
    호들갑 떨지말고
    주님을 더욱 깊이 만나는 경험에로의
    초대요 훈련일 수 있겠지요.

    살아계시는 하느님 앞에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묻습니다.

  • 2 fr. joo // Aug 6, 2008 at 10:00 am

    임종호 / 말씀에 공감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그러나 또한 탄력있는 “주견”이 안타까운 처지입니다.

    편할 때 다시 전화주시지요. 이곳 전화로 옮겨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니면 제가 해보겠습니다.

    다만 이곳 런던에서 인터넷 접속이 원할하지 않아서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길거리를 지나다가 애플 스토어에 잠시 들러서 메일과 코멘트 확인하고 쓰는 겁니다. 곧 통화하죠. ㅎㅎ

  • 3 이로렌스 // Aug 7, 2008 at 12:29 am

    람베스회의 기간동안 신부님의 활약이 이 블로그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이상이었다는 말씀을 김주교님께 전해들었습니다…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신부님 :)

    지구 반대편에서 그곳의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 아닐런지요. 엄청난(?) 화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자리에는 추측성 기사도 난무하고 왜곡된 기사들도 더러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신부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그런 기사들을 어느 정도 떨쳐낼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성찰과 소통이라는 단어가 마음 한 켠을 묵직하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그전에는 이 단어가 그리 깊게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두 단어가 가슴에서 크게 울리고 있는듯 합니다. 그만큼 제 고민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조만간 전화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하신 시간에 연락주셔도 좋겠구요.

    다시 뵐 때까지 … 신부님께 평화.

  • 4 fr. joo // Aug 7, 2008 at 9:40 am

    이로렌스 / 격려 감사합니다. 아침에 길거리를 지나다가 애플 스토어 들려 메일 체크하는게 남은 일정의 일과입니다. 아직 인터넷 접속 문제로 마지막 글들이 올라가지 못합니다.

    “소통과 성찰”에 대해서 좀더 깊이 고민하고 나누도록 합시다. 그 태도를 갖췄다면 내용도 채워나가야 하니까요.

    참… 그리고 청구할 것들이 좀 있군요. ㅎㅎ 다시 뵙지요.

  • 5 Paul // Aug 7, 2008 at 10:21 am

    신부님! 우선 한 달여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부님의 희생(!) 덕에 저희는 지구 반대편에서 빠른 소식을 접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람베스 회의의 이모저모를 보다 보니, 불연듯 40여년 전 로마에서 몇 년간 열렸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생각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영향은 천주교를 거의 들었다 놨다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 당시에도 진보 성향의 신학자들과 보수 성향의 신학자들이 열띤 논쟁을 벌였다고 들었습니다.(제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인 데다가, 공의회에 대해 공부한 게 없어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요…-_-) 항간에서는 노스트라다무스까지 들먹여 가며 로마 가톨릭의 종말을 점치기도 했다는 비화도 있더군요.

    이번 람베스 회의 역시 그런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공회에 대해 무지한 제가 이런 예견을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요!) 신부님 말씀대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의 성공회 주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고, 의견을 나누었다는 것, 그 자체일 겁니다.

    앞으로 올라올 후속 포스트들도 기대하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런던은 무척이나 쌀쌀하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블로그에서 뵈요-

  • 6 fr. joo // Aug 8, 2008 at 3:02 pm

    Paul / 늘 잊지 않고 찾아주고, 좋은 댓글 남겨 줘서 고마워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상황을 상기시켜 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세계 성공회 주교회의(람베스회의)와 바티칸 공의회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천주교는 그 체제 상 공의회 안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 그것을 따르도록 하지만(교리적 결정), 최소한 람베스 회의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회의의 어떤 결의안도 다른 교구 교회에 어떤 법적 강제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다 이번 람베스 회의는 더더욱 이런 결의안 조차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와 대화의 결과를 보고서로만 채택한 것이지요.

    후속 글들이 늦어집니다만, 저도 이곳을 빨리 정리하여 제 “집들”(버클리와 블로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예, 제 “집”에서 곧 뵙죠.

  • 7 짠이아빠 // Aug 15, 2008 at 2:58 pm

    와.. 신부님.. 정말 멋지십니다. ^^
    행사의 매체화에 대한 사례로 소개해야겠습니다.
    블로그는 우리 성공회가 앞서갈 수 있는 유일한 툴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 8 fr. joo // Aug 15, 2008 at 3:36 pm

    짠이아빠 / 열혈 블로거인 짠이아버님이 이제야 이곳을 알게 되었다니, 홍보 부족을 탓해야겠습니다.

    “입소문의 기술”을 좀 전수해 주시지요. 블로그나 우리 교회나 그걸로 밖에 승부할 길이 없을 것 같아요. ㅎㅎ

  • 9 Micсhaelten // Sep 29, 2017 at 10:1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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